유부녀야설

도미시마 다케오의 여인추억 1 ... - 1부 21장 보험플래너

최희자 0 1,116 2017.08.12 01:37

21. 미요의 속눈썹
"이렇게 해서 사람들은 이런 류의 여자와 놀아나게 되는 게 아닐까?"
마사오의 주위에도 소위 불량 소년들이 있었다. 그들도 하루 아침에
타락하게 된 것 아닐 것이다. 이 정도쯤이야 하면서 한발자국씩 빠져
들게 된 것이 아닐까? 자신도 지금 그들과 진배없게 되어 있었다. 그
러나 마사오는 가위라도 눌린 듯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다시 다에
꼬의 환영이 스쳤다. 가슴이 아팠다. 다에꼬와의 순수한 사랑은 이제
이것으로 파국을 맞게 될지도 몰랐다. 일어나야 한다.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미요가 불쌍했다.
"귀여워."
마사오의 몸을 보고 있던 미요가 마사오더러 들으라고 한 말이기보
다 자기 느낌이 그대로 소리가 되어 나온 것처럼 자연스럽게 말했다.
역시 고참다왔다. 미요의 말에 기쁨을 느끼면서도 마사오는 그 기쁨
이상의 굴욕감을 느꼈다. 여태까지 미요의 상대는 모두 어른이었을 것
이다. 귀엽다 -. 작다는 얘기겠지. 마사오의 몸에 뺨을 비비고 있는
미요에게 마사오는 훤히 넘겨짚고 있다는 듯 짐짓 물었다.
"아아 같지?"
마사오에겐 다른 남자의 몸을 알고 있는 여자는 처음이었다. 판단을
들을 필요가 있었다.
"아뇨." 머리를 흔들었다.
"훌륭해요. 색도 곱고 생기기고 예쁘게 생겼어요."
마사오의 몸에 부드럽고 차가운 것이 닿았다. 미요의 입술이었다.
고개를 갸웃해서 미요의 옆모습을 본 마사오는 섬찟했다. "다에꼬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얼굴 옆모습이 다에꼬와 저리도 흡사할 수가 있을
까? 가지런한 속눈썹도 똑같았다. 마사오의 끝을 입에 물고 조금씩
움직이면서 미요는 마사오를 꼭 쥐고 있는 손의 힘을 능숙하게 조절하
고 있었다.
열중해 있는 미요의 표정은 진지하기까지 했다. 입술을 떼더니 이번
엔 눈을 가져다 대고 지긋이 누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분명 장삿속으
로 하는 애무는 아니었다. 아무리 경험이 없었지만 마사오도 그것만큼
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미요의 눈동자가 오르내렸다. 속눈썹이 움
직였다. 마사오는 숨을 죽이고 있었다. 속눈썹으로 하는 애무는 매우
특이하고 새로왔다. 거기에는 미요의 성 생활의 역사도 나타나 있었
다. "이젠 안 돼. 난 이 여자에게 냉정해질 수 없을 것 같아."
미요가 눈을 강하게 밀어 붙였다. 손에는 계속 힘이 주어지곤 했다.
강약의 반복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마사오의 끝은 이미 팽팽해져 잇있
고 하얀 눈물이 새어나왔다. 미요의 손길이 마사오에게서 멀어지는가
싶더니 다시 한번 속눈썹을 빠르게 움직였다.
문득 미요가 고개를 들어 마사오를 쳐다보았다. 홍조를 딘 얼굴이었
다. 눈동자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가련하게 보였다. 미요의 속눈썹
엔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마사오의 몸에서 나온 사랑의 샘물이었다.
"이 여자의 말이 모두 진실이라면...?" 실은 더욱 의심하고 있으면서
도 마사오는 가정해 보았다. "내가 오늘밤, 이 여자와 관계한다는 건
이 여자를 이 세계에서 빨리 구하는 길이 된다. 아냐 아냐. 내가 이
여자를 이 세계로 밀어던지는 가해자 중 하나가 될 뿐이야." 마사오의
끝에서 나온 사랑의 물로 엉긴 미요의 속눈썹을 바라보면서 마사오의
심경은 착잡해졌다.
"맛있어."
미요가 말했다. 마사오의 갈등은 아랑곳하지 않은 여자의 마성적인
욕망이 미요의 얼굴 가득 번져 있었다. 미사오는 미요를 얘무할 수 없
었다. 미요가 자신의 애인도 아닐 뿐더러 더구나 그녀는 뭇사내의 흔
적까지 있는 여자기 때문이었다.그러나 마사오의 생각과는 달리 그의
몸은 욕정이 일었다. 미요의 기교는 가히 황홀할 지경이었다. "다음엔
다에꼬에게 이렇게 해 보라고 해야지."
마침내 마사오는 한계에 달했다. 몸을 일으켜 미요의 어깨를 당기듯
안았다. 미요는 마사오에게 덮쳐 오더니 마사오의 끝을 살며시 쥐고
자신의 꽃송이에 맞추려고 했다. 마사오는 아직 결론을 내릴 수가 없
었다. 마사오는 몸을 비틀어, 미요의 손 안에서 자기를 빼내고, 손바
닥으로 가로막았다.
"왜요?" 미요가 놀라 물었다.
"약속이 달라."
"아, 제발....."
미요는 입맞춤을 해 왔다. 격정적인 키스였다. 아까와는 달리 기교
가 아닌 솔직한 애정을 느끼게 했다. 자신을 지키던 마사오의 손등에
미요의 비경이 눌려 왔다. 미요의 손등 위로 마사오를 따뜻하게 적시
며 이리저리 율동쳤다. 따뜻하게 적셔진 마사오의 손등에 오며한 여체
의 꽃잎이 떨어졌다. 꽃잎은 상하로 움직이고 좌우로 돌았다.
"아...아, 제발...." 미요는 신음했다. 마사오는 미요를 떼어낼 수
도 있었지만 그대로 있었다. 냉혹한 척하는 게 어쩐지 비정하게 느껴
졌고 미요의 몸이 좋기도 해서였다.
"시간이 없지요?" 미요의 신음소리에 매달려 말이 새어나왔다. "그런
가? 그래서 서두른 것인가?"
"아니, 더 늦어져도 돼."
미요의 허리놀림이 멈췄다.
"자고 갈 거예요?"
"그건 무리겠지만 조금 더 늦게 갈 수는 있어."
"친구는 벌써 갈 준비가 다 됐댔잖아요?"
"상관 없어. 같이 가기로 하진 않았으니까."
"그러면 천천히 해도 되겠네요? 아-!"
미요는 기쁜 듯이 입술을 포개 왔다. 창녀 중에는 몸은 허락해도 키
스는 절대 하지 않는 여자들이 있다고 들었다. 혹은, 창녀들은 본래
키스 따위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미요의 입맞춤에
는 짙은 애정이 실려 있었다. "역시 이 여자는 아직 보통 여자야. 보
통 여자로 내게 접근하는 거야. 그렇다면 나도 손님이 아닌 보통 남자
로서 대해야 하는 게 아닐가?" 그대로 미요의 어깨를 껴안았다. "이
미 이렇게 까지 되었는데 어차피 마찬가지가 아닐까?" 미요의 손이
마사오의 몸으로 뻗쳐오더니 그를 꽉 쥐 채 말했다.
"당신 같은 남자가 세상에 또 있을까요?"
"왜?"
"이렇게까지 됐으면서...."
"억지로 버티고 있는 거야. 인간은 행동할 때는 많은 고민을 하는
동물이니까. 난 야수가 아니잖아. 나도 당신을 원해 하지만 좀 문제
가 있어."
"다 잊어 버리세요. 즐거운 때는 걱정 따윈 잊는 게 좋아요."
"맞는 말이야. 그러나 그보다도 이제부터 우리, 친구가 되면 어떨까?"
즉흥적인 착상이었다.
"친구?" 미요는 뜻밖의 말에 놀라 눈이 동그래졌다. 어린애 같았다.
"미요도 노는 날이 있잖아. 동네도 같고 하니까 가끔 만나서 이야기
나 나누고 하면 되잖아. 그러려면 아무 일도 없는 게 좋겠지?"
이미 "아무 일도 없는" 사이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아직 결정적인
데까지는 가지 않았으니까. 물론 마사오의 심중에는 일종의 엘리트 의
식 비슷한 자만심이 있었다. 자신을 남들과 달리 좀 독특한 멋장이로
보이고 싶은 거였다. 그건 의식하고 있었다. 의식하면서도 그 자만심
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거
기에는 술 기운을 빈 기상천외한 낭만도 묻어 있었다. 창녀와 결백한
친구가 된다. 상식에 위배된 발상이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소설 같았
다. 등장하는 창녀 역시도 통속적인 매춘부가 아니라 가난 때문에 팔
려온 순수하고 청초한 십대의 소녀다. 이쯤 되면 꽤 그럴 듯한 순애보
였다. 마사오 자신은 그 소설의 멋진 주인공이 되는 것이었다.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어요?"
"무슨 뜻이지?"
"우린 남자와 여자예요."
"그런 건 접어두자구. 그러는 게 좋지 않겠어?"
역시 다에꼬 때문이었다. 마사오에게는 다에꼬가 있었기 때문에 자
신을 애타게 유혹해 오는 여자를 구슬릴 여유가 사내인 그에게 있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착실한 중학생이고 장래가 구만리 같은 사람이잖아
요? 난 이제부터 창녀가 될 텐데. 우린 신분이 너무나 달라요."
"상관없어."
문득 마사오는, 지까후지도 지금 자기와 같은 소리를 다미에게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지까후지는 자신보다도 훨씬 순정
파니까.
"상관있어요. 세상이 그런 걸요."
미요는 슬픈 듯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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